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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in Overseas/나는 그랬어 :0

나이가 주는 불안감 그리고 고민

by Sabotenharu 2021. 1. 17.


이 블로그에는 처음으로
그냥 일상 생각에 관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업무에 시달려면서 오매불망 기다린 주말 중 하루를,
괜한 감정싸움으로 소진하고 있는 지금.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그래도 내 감정을 존중해주지 않은
상대방에게
더 표출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두 번, 세 번 쌓였던 시점에 감정이 폭발한다.
폭발한다고 해서 뭘 부시거나 던지는 건 전혀 아니지만
딱 표정관리를 못하는 시점이 온다.
오늘도 그랬고, 화를 풀고자 밖에 나가서 걷고 오겠노라며
은근히 따라나오길 바라면서 뭉그적 거렸다.

문이 닫히기 전 눈이 마주쳤지만
나는 그대로 걸어가 엘레베이터를 탔고,
따라와서 나를 붙잡고
마음을 풀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한 편
지겹다, 혼자 좀 떨어져서 걷자 라는 마음도 있었다.

내가 코스를 꺾을 때 마다
두 번정도 얼핏 보였던 그의 모습이,
한참을 걷고 이제 돌아가려고 하면서
슬쩍 본 뒤 쪽에는 없었다.
결국 왕복 40분 정도 걷고 난 후,
그새 휴지, 진통제, 식기세척기 세제가
떨어졌단 게 떠올라서,
드럭스토어에 들러, 그 와 중에 필요한 것들을 구입했다.

집에 들어오니, 상대방은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 있었다.
아마도, 자기를 못 번 척 무시하고 내 갈 길을 가는 나 때문에
중간에 따라오는 걸 때려치고 집에 돌아왔겠지..

그리고는 샤워를 하고, 침대 속에 파고 들었다.
매트에 불을 올렸더니,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얼핏 들리는 고양이 울음소리에, 눈이 슬며시 떠졌는데,
거실의 분위기는 왠지 상대방도 잠이 든 모양.

벌써 십 년째 반복되는 우리의 싸움 형태.
서로 감정이 상하면 어느 한 쪽이 방에 쳐박히고,
서로 말을 섞지 않고 버틴다.
중간중간 욕지거리가 나올 정도로 답답할 때가 있지만,
포기를 모르는 종자라 그런지,
이내 끝까지 사과를 받아내고는 만다.

물론, 코로나 이 자식 때문에
특별한 외출 계획도 없었다만은..
그래도 방에 쳐박혀 이렇게 내 황금같은 토요일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야.

2021년이 되고나서 부쩍 마음이 심란하고 머리가 복잡하다.
지금 회사에서,
나름 3년정도 경력을 달아가고,
지난 해는 승진도 하면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인 것 같다.

하지만, 전 세계 인구가 공통으로 한다는 그 고민

“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뭘까?
어떻게 하면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글을 쓰는 일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가사를 쓰고 에세이를 쓰고 싶다.
그리고 현실적인 욕심을 덧붙이자면,
그 일들을 해서 먹고 살고 싶다.

예전 어느 가수가 그랬다,
자기는 참 축북받았다고.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데
많은 사랑과 돈을 받는다고.
사실 자기는, 그냥 좋아하는 음식 먹으면서,
혼자 노래 부르고 혼자 춤추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되는 거니까 그걸루 충분하다.

욕심이 없구나 - 좀 멋진데? !
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 말을 했던 그 가수는 지금, 본인이 기획사까지 차리고
여러 후배를 양성하며,
각종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는 걸 보면,
아 역시 열정이 넘쳐서 혹은 현실적인 욕망이 커져서 ?
더 잘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면,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단 한 번의 클릭이나 터치로
24시간이 모자라도록 부러워할 대상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모든 부러움의 대상인 컨텐츠들은
각종 수단과 시간과 공간을 뚫고
침투한다.

그 것들을 그냥 즐기며 건강하게 소비할 것인지
아니면 나처럼 이내 깊은 밤에 혼자 속쓰려 할 것인지,
나는 특별한 열망을 가진 쫄보라,
부러움을 혼자 인정하고야 만다.

나도, 나만의 감성이 나름 특별하다고 믿으며
나도 나만의 가사로 모두의 가슴을
아릿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으며
사실 여러번, 음악 업계에의 이직, 가사 응모도 많이 해 봤다.
그게 지금까지 결과를 낸 적은 없다.

중간 과정이라고 애써 생각해도,
결과라는 건 언제 얻어질지 모르는 것.
작사가로 데뷔를 한 다는 건,
정말 방법과 수단이 제한되는 것 같다.

앨범을 제작하는 회사와 계약하거나,
어쩌다 보이는 작사가 아카데미라도 들어가거나,
음악하는 사람들과 한 크루가 되어서 작사를 맡던지
어느 것하나 인맥으로 이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 구차하지만 인맥 탓을 좀 하자. 하게 냅둬라.
외국에 나와 살다보니,
작사 아카데미도 오프라인이라 참가하지 못하고,
각종 인터넷 카페에 작사가 관련 검색을 해도,
제대로 활성되어 있는 곳을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유명한 작사가와 흔한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
그냥 나는 중학교 때부터 끄적이는 걸 좋아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좋아했던 것들을 돌이켜 봤더니,
음악과 글이더라.

그 흔한 브런치 작가도 첫 도전에 신청 탈락한 사람이 무슨 -
이라고 자책하면서도,
이제 지금 나이 앞자리의 중반이 되는 해를 맞이하고 나니...
이제 나는 새로운 일에 도전해서 결과를 내기에는
너무나 늦었다는 생각을
정말 떨칠 수 가 없다.

우연히 읽은 어떤 분의 한 마디는,
인생에서 “만약에”는 없다는 거였는데,
나는 자꾸 몇 년 안 된 사회인경력 중에
내가 붙었던 그 크리에이티브 업계 회사에 갔다면 ?
거기서 업계 인맥이 생겨서, 가사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면 ?
이라며 끊임없이 쓸 데 없 는 망상과 후회에 젖어 간다

이런 고민이 온 건 오랜만이 아니었지만,
나이에 대한 중압감과 위기감 , 무력감을 겪는건
오랜만인 것 같다.
역시, 나이대의 초반이랑 중반이라는 건
많이 다른가 보다.

가정을 이루었지만 아직 아이는 없고,
일을 하고 있지만, 월급이 주는 안정감과
나이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혹은 방법을 몰라, 헤메고 있다.

사실 이 블로그도 일상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용돈 벌이도 되면 좋겠다고
흑심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ㅋ-ㅋ

경제적으로 아주 풍족하다면,
예술가인척 몇 년이고 해 좋을 때는 카페에 가서 글 좀 쓰고
멋진 차를 몰고 드라이브도 나가고 할 텐데 ㅋㅋㅋ..
급 현실적인 욕망을 더 드러내보았다 !

이 글도 쓰면서 뱉는 일기
혹은 울분이 쌓인 메모에 불과하겠지만,
이렇게 매일 쓰다 보면,
조금은 하고 싶은 일에 도움이 되는 날이 올까?

사람은 인복이 있어야하고, 운이 좋아야 한다는데
나는 이제 무탈한 일상을 바라는
평범하게 나이를 먹어가는 내가 되고 있다.

작은 빛이 반짝거리는 걸 보고 행복해 하다가도
이내 업무 메일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매운 라면을 끓이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고 했나?
비슷한 말을 많이 봤던 것 같지만.

나는 언제나 예술가가 되고 싶었고,
상처와 감성을 살려 무언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너무나도 많은 툴(Tool)이 넘쳐나는 이 디지털 시대에,

나는 방문자(여러 의미의)가 찾아오지 않는 것에 지쳐,
자꾸 조급해지고, 포기하게 되고, 순간순간 게을러 진다.

머릿속으로는,
나도 브이로그 영상을 만들어서 꾸준히 올려봐야지,
나도 브런치 작가사 되서 책 출판까지
이어지게 노력해봐야지,
나도 유명한 블로거나 인스타그래머가 되어서
전하고 싶은 메세지를 전달하고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지 등등
끊임없이 바라고 졸라대면서,

정작 무기력하게 누워서 티비 드라마를 줄줄이 시청하거나,
지나간 예능 프로그램을 챙겨 보며, 시간을 보내고
혹은 몰아둔 집안일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버린다.

왜 사람은 다는 실행할 수 없는 계획들을 세울까,
왜 나는 유독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잡고 하고싶은 일들이 많은데,
그만큼 몸과 마음이 실행을 히자 않을까.

남들도 이렇게 사는 걸까,
근 1년은 사람들과 잘 못 만나다 보니
더더욱 고립되는 기분이다.
사람 사는 건 어떤 걸까,
한국에 사는 친구들과도 벌써 몇 년을 못 만났는지.
나만 이렇게 갭이 큰 생활을 하며 사는 걸까, 고민이 된다.

누군가 나처럼 이렇게 길고 두서없는 고민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까?
모든게 다 짜증나는 날.
어떤 것이 나를 해소해 줄 지-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블로그에라도 써내려간 생각들.

마음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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