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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TMI/리뷰혹은추천

책리뷰 : 황석희 / 번역 / 에세이추천

by Sabotenharu 2023. 12. 13.


오랜만에
에세이를 읽었다.
나도 소설도 좋아하고 자기계발서도 좋아하고
여러가지 읽고싶어하는 편이지만

역시나..
난 에세이 장르가 참 좋다.

사람의 이런 저런 생각들이
잘 나열되어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듣는 것 같아서 좋다.

황석희님은 영화소식이나 뉴스를
주로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번역”이라는 두 글자에 끌려
읽게 되었다는 쪽이 더 가깝다.

언어를, 외국어를 익히고
쓰면서 밥먹고 사는 나에게  
“번역” 혹은 “번역가”의 삶을
엿볼수 있는 책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늘 그렇듯 밀리의 서재 일등 애용자 ㅎㅎ



내가 책을 읽으며
밑줄 친 부분들
하이라이트를 모아보았다.


#1
‘ 농담 같겠지만 당신도 아이가 생기면
이 글이 생각날 거다.
그 땐 일산 한구석에서
어떤 중년의 아저씨가
추리닝 바람에 헤드폰을 끼고
컴퓨터 앞에 앉아,
주먹을 입에 물고 꺽꺽 울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위안삼기를.
아.. 이제 나는 아이가 어떻게 되는
영화를
보지 못하는 몸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아이가 다치거나 어떻게 되는 영화를
보기 힘들어졌다는 구절이었다.
이제 우리집에도 아이가 있기에
왠지 모르게
공감가는 웃픈 구절이었다.

하긴.
나도 가까운 가족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
거의 매 드라마에 나온다고 해도 될만큼
허구헌날 나오는
등장인물이 차에 치이는 장면들을
보기 힘들어진 게 사실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교통사고 씬은
작가들이 너무나 쉽게 이용하는 게
아닌가..
심술이 난다.





#2
이렇게 보면 직업 세계라는 게
부당해 보이겠지만
한편으론
조금은 안심해도 되는
주먹구구식
허술한 시스템이다.
차분히 경력만 쌓으면
어떻게든 저 구석에서라도
자기 자리를 찾을 방법은 있다는 거니까.
특별한 사람들처럼
대단한 가치관이나
천재적인 재능이 없어도
그 업을 할 수 있고 유지할 수 있다.
나처럼 별생각 없이 일을 시작해서
어쩌다보니 생각보다
멀리 떠내려오는 경우도 있고.’


미디어에 노출된 특별하게 성공한 사람들의
“특별한”이야기에만
현혹될 필요는 없다는 요지였다.

나도 어느정도 공감한다.
티비에 나오는 성공스토리는
아무래도
성공한 후에
살이 더 붙고
의미가 부여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다.

어쩌면 평범하게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말이었다.





#3
‘아버지 일을 겪은 후로
사람을 대하는 게 조금은 달라졌다.
모든 사람에게
살갑게 대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일부러 상대를
아프게 할 필요는 없더라.
살면서 만나는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당신과의 마지막날이 있다.’


책 속에서
제일 마음에 와닿은
구절이었다.

맞다.
모든 사람과 나와의 사이에는
반드시 마지막날이 있다.

나는 이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편이지만
가족에 한해
적용시켰던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가족 이외의 만남들에도
적용시켜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다.

모질게 할 필요는
없는게 아닐까
(화가 나는 인연들도 있지만)






#4
아직도 시간을 낭비할 용기가 없는 나는,
이렇게 못 이긴 척 상상의 손을
잡고서라도
낭비할 시간이
있다고 믿고 싶다.
가끔은 누군가 아직
낭비할 시간이 있다고
말해주면 참 좋겠다.  ’


그러게 말이다.
누군가 내게
아직 낭비할 시간이
나에겐 있다고
말해주면 참 좋겠다.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을수록
듣기 힘들어 지는 말.

벌써 20대 중반이야
서른이야
30대 중반이야
곧 마흔이야

이러다가 훅
나이를 먹고
내나이 일흔이 어때서

이렇게 말하는 날들이 올까나

나라도 주변 사람들한테
말해줘야겠다.

“아직 가끔은 낭비할 시간이 있어!”

그리고 누군가도
나에게 말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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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포인트는,
- 번역에, 번역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 평소 황석희 번역가님에게 관심이 있던 사람들에게
슴슴히 읽으면 좋을거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슴슴하단건
내게
에세이라는 장르 느낌이 그렇다.

그리고 내가 느낀 점 하나,
황석희님이 그동안
어마무시하게 악플이나 날선 메세지를
많이도 받으셨나 보다~
했다.

글 중간중간에
몇 번이고 노파심에 덧붙인
문장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돈 안드는 데 지적하는 거
미치도록 몰두하는
사람들이 많지-

쨌든,
조금 더 과감하게
도전하셔도 된다는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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